본문: 시편 109편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
[말씀묵상]
109편은 아주 강력한 저주가 포함된 시편이라 묵상하기 쉬운 시편이 아닙니다. 저주의 강도가 워낙 높다보니 일부 영어 번역본들은* 6절 앞에 "They say"를 더해서 원수들이 시인에 대해 말한 것을 시인이 하나님께 그들이 이렇게 나에게 대해 말했다고 고하는 것으로 번역하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묵상에는 6-20절도 모두 시인 다윗이 대적자에 대해 말한 것으로 놓고 묵상하겠습니다. 시인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길을 따라 대적자들을 사랑과 선으로 대하였지만 그들은 선을 악으로 갚았습니다 (5절). 대적자들의 거짓 비방으로 인해 시인은 사람들의 미움의 대상이 되었고 (25절) 이로 인한 고통과 금식함으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23-24절). 시인은 하나님의 인자하심, 항상 변함없으시며 실패없으신 사랑을 따라 그들을 심판하시며 자신을 구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1절, 26-29절). 저주의 부분을 제외하면 이제까지 우리가 살펴본 여러 다윗의 시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사람들의 비방과 육체적 고통 가운데 아주 강력한 저주를 선포합니다 (6-20절). 시인은 대적자의 기도도 죄로 변하게 하여달라 하며 (7절) 일찍 죽으라 하며 그의 직분을 다른 이가 가져가도록 구합니다 (8절). 우리는 기도하는 자에게 어떻게 그런 저주를 할 수 있는지 의문시 할 수 있습니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기억할 때 어느 누가 이렇게 심한 저주의 대상이 되었을까 혹은 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사도행전에서 베드로가 오늘 시편의 저주 부분을 예언으로 선포한 부분입니다 (행 1:16, 20절). 오늘 시편의 저주 메시지의 여러 문장은 명령형이나 청유형이라기보다는 미래형으로 되어있습니다. 즉 그의 기도도 죄로 변하게 하소서라기보다 변할 것이다로도 가능하며, 그의 직분을 가져가소서라기보다는 가져갈 것이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도 베드로는 이 예언과 관련해 한 사람을 언급하는데 그가 바로 가룟유다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유다를 대신하여 다른 이를 세워야함을 말할 때 위의 말씀이 응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행 1:16절). 물론 유다의 삶이 저주 메시지의 모든 구절과 맞는다는 것을 말함이 아닙니다. 하지만 유다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이 세상의 누구보다 그는 회개하고 주님께 그 삶을 드릴 많은 기회와 시간을 가졌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살로 그의 생을 마감함으로 죽는 순간조차 불순종한 안타까운 인물로 남았습니다. 유다는 주님과 가장 가까이 있었음에도 가장 악과 가까웠습니다. 매순간 베푸신 예수님의 기사와 표적 말씀은 회개의 촉구였지만 진정으로 받지 못했으며 멸망의 자녀로 남았습니다. 우리는 여러 시편을 통해 하나님의 인자하심은 죄악의 무한허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끝까지 주의 백성을 놓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인자하심하심은 때로는 끊없이 불순종하는 백성들이 악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연단하심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시편 뿐만 아니라 성경의 다른 메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레위기 26장을 따라 읽어내려가면 (14절 이후) 하나님께서 주의 백성들에게 이렇게 하여도 청종하지 아니하면이라고 이어지는 심판의 메시지들은 오늘 시편의 저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한가지가 너무나 분명해집니다. 시편 109편은 한 시인의 저주가 포함된 탄원이지만, 동시에 끝까지 돌이키 않는 악에 대한 심판으로 하나님께서 시인에게 허락하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오늘 시편 109편은 겉으로는 저주처럼 보여도 시인이 올려드린 기도입니다 (4절). 세상과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하는 모든 악의 세력을 물리쳐 주시기를 오늘도 기도하시는 모든 성도님들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기도제목]
- 악을 미워하시며 주의 길을 따라 걷기를 사모하는 이에게 인자하심이 크신 주님, 우리 가운데 주님을 근심하게 하는 모든 모양의 악함을 날마다 다스려 제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NLT (New Living Translation)
NRSV (New Revised Standard 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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